[시리즈 기획: bria의 키친 가든 - 15일의 허브 자급자족 프로젝트] 1편
[1편] 마트 허브 대신 직접 키우는 삶, 주방 창가에서 시작하는 첫걸음
안녕하세요, bria입니다. 요리를 즐기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트 신선 코너에서 작은 플라스틱 팩에 담긴 바질이나 로즈마리를 집어 들었다가, 비싼 가격과 금방 시들어버리는 모습에 실망하신 적이 있을 겁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요리에 멋을 내기 위해 허브를 사다 날랐지만, 정작 필요한 순간엔 시들어 있거나 양이 부족해 아쉬웠던 경험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결심한 것이 바로 '주방 창가 가드닝'입니다. 거창한 텃밭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한 뼘 남짓한 창가 공간만 있다면, 우리는 매일 아침 신선한 향기를 맡으며 요리에 즉석에서 허브를 따 넣는 사치를 누릴 수 있습니다. 오늘 그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1. 왜 하필 '주방 창가'일까요?
많은 분이 식물을 키운다고 하면 베란다를 먼저 떠올리지만, 식재료로 활용할 허브라면 주방 창가가 최적의 장소입니다. 가드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입니다. 요리를 하면서 수시로 흙의 상태를 살피고, 물이 필요한지 확인하며, 요리에 필요한 잎을 바로 수확하는 동선은 주방에서 가장 완벽하게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주방은 요리 시 발생하는 열기와 습기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가스레인지 바로 옆보다는 공기 순환이 잘 되는 창가 쪽이 허브들에게는 훨씬 쾌적한 환경이 됩니다.
2. 첫 허브를 고를 때 우리가 하는 흔한 착각
처음 키친 가든을 시작할 때 우리는 의욕에 앞서 종류가 다른 허브 대여섯 개를 한꺼번에 들여오곤 합니다. 하지만 허브마다 고향이 다르고 원하는 환경이 제각각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지중해가 고향인 로즈마리는 건조한 환경을 좋아하지만, 바질은 물을 아주 좋아합니다. 이 둘을 한 화분에 심거나 똑같은 주기로 물을 주면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죽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 시작하는 bria님과 독자분들께 '자신이 가장 자주 활용하는 요리'에 들어가는 허브 딱 2가지만 먼저 선택해보시길 권합니다.
3. 씨앗인가, 모종인가? 그것이 문제입니다
성격이 급한 분들은 씨앗부터 시작했다가 싹이 트기도 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허브류는 발아율이 낮거나 초기 성장이 매우 느린 경우가 많아 초보자에게는 꽤나 가혹한 과정일 수 있습니다.
저는 과감하게 '모종'으로 시작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화원이나 마트에서 이미 어느 정도 자란 모종을 사 오면, 데려온 그날부터 요리에 한두 잎씩 활용할 수 있습니다. 수확의 기쁨을 먼저 맛보아야 가드닝을 지속할 동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씨앗부터 키우는 로망은 나중에 숙련자가 되었을 때 도전해도 늦지 않습니다.
4. 나만의 키친 가든을 위한 최소한의 준비물
완벽한 장비를 갖추려 애쓰지 마세요. 주방 창가 가드닝에 필요한 것은 생각보다 소박합니다.
배수 구멍이 있는 화분 (예쁜 토기면 더 좋지만 플라스틱 화분도 무방합니다)
영양분이 풍부한 상토 (다이소나 화원에서 파는 일반 분갈이 흙이면 충분합니다)
물 조리개 (주방에 있는 컵으로 대체 가능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하루 4시간 이상의 햇빛입니다.
식재료를 직접 키운다는 것은 단순히 식비를 아끼는 행위 그 이상입니다. 내가 먹는 음식이 어디서 오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자라는지 지켜보는 과정은 우리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여줍니다. 오늘 주방 창가에 작은 초록색 생명을 들여놓는 것, 그것이 bria의 키친 가든 프로젝트의 위대한 시작입니다.
[핵심 요약]
키친 가든은 동선이 편리한 주방 창가에서 시작하되, 열기보다는 통풍이 좋은 곳을 선택해야 합니다.
초보자는 씨앗 발아의 어려움 대신 모종을 구입해 수확의 재미를 먼저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허브마다 자생지 환경이 다르므로, 내가 주로 만드는 요리에 쓰이는 허브 1~2종으로 작게 시작하는 것이 성공 비결입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시간에는 우리 집 창가 환경에 딱 맞는 허브를 고르는 법, 즉 '건조함을 즐기는 허브'와 '습기를 좋아하는 허브'의 명확한 구분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